내가-사는-세상은-어떤-세상인가

내가 사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내가 아주아주! 좋아하는 녹음이 오는 냄새가 날 때쯤부터 이런저런 생각이 났다. 요즘의 나는 두가지의 상태로 갈린다. 할 일이 많아도 좋은 분들이랑 같이 재미있게 공부도 하고, 일도 하면서(가령..죽음의 태깅이라던가..) 새삼 6개월 전의 나보다 더 나아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어서 즐거운 마음 상태가 한 가지다. 그리고 주변에서 나를 바라보는 애정의 눈길에 숨겨져있는 걱정을 내가 발견할 때 오는 불안함이 나머지다. 그 불안함은 내가 지금 우선 순위를 맞게 두고 있는게 맞냐라는 질문을 들게하고, 그 질문들은 나를 흔든다.

만 나이 체제로 바뀔거라는 뉴스가 순식간에 단톡 여러곳에 나올 정도로 내 주위 사람들은 꽤 나이에 질척이는 인생의 순간에 와있다. 물론 나도. 나는 현실 감각이 조금 부족한 편이지만 욕심도, 정도..음.. 식욕도 많다. 내게 부족한 것에 대한 아쉬움, 속상함이 쌓여 내 미래에 대한 야망, 성공할 수 밖에 없다는 낙관적 마음을 외부에 표현하는 빈도는 줄었을지언정 마음에서 지운 적은 없다. 어떻게 얼마나 잘되려고 이렇게 진폭있게 사나 싶은 생각으로 조금은 의연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리는 이유는 내가 뾰족하게 이거 잘해요라고 말할 수 없는 것 때문이랄까. 그것보다도 나 이거를 꼭 해야겠어요. 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없어서일까. 지금 이 나이에 말이다.

내가 어릴 때 미디어를 통해 본 한국의 29살 여성의 모습은 말이다. 꽤 세련된 모습이고,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울고 불고 볶고 지지던,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던 어느 누구와 만나서 결혼 문제로 옥신 각신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외 대부분의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여성의 모습은 엄마였던 것 같다. 적어도 내가 한창 TV를 보던 나이에는 그 사이의 삶에 대해 다뤄진게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간혹은 내가 불안한 이유가 지금 세련되어 보이지도 않고, 어느정도 자리를 잡지도 않았고, 사랑에 울고불고 하지도 않아서 그런걸까라 생각했다. 어떤 때는 자리야.. 엉차엉차 잡으면 또 잡겠거니 싶고, 세련되는 것도.. 아 생각보다 어렵긴한데 어떻게 한다치고.. 사랑에 울고불고하는게 생각보다 더 어렵더라고..?

근데 요새는 한국에서 20대 후반~30대 중반에서 내가 여자로 어떻게 일과 가정을 함께 생각하면서 살야아하는지, 그 지침을 잘 모르겠어서일까란 생각이 들었다. 뭐를 보고 계획이나 가치관을 세워야할지 잘 모르겠더라. 애초에 20대까지는 어릴때부터 그려온 그림이 있으니 알게모르게 마음의 준비가 됐던 것 같은데, 그 이후의 인생궤도는 생각해보질 못했거든. 그러다보니 내가 있는 이 시점에 나는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으면서도 지금 더 큰 폭의 성장을 해야하는데 작은 성장만으로 만족하고 있는게 아닌지, 또는 맞는 방향의 성장을 하고 있는건지가 헷갈리는 순간이 온다. 그리고 마냥 내 성장만을 쫓는게 맞는지. 그러다보면 인생의 어느 부분에서 뭔가 꼬였던걸까?란 생각도 들고, 그런 순간들은 내가 약해진 순간을 틈타 뾰족하게 내세울 자랑을 내 전공 속에서 진즉 정하지 못한 나를 좀더 괴롭게 한다. 어제 오랜만에 만난 선배 언니를 처음 봤을 때 언니는 29살이었는데 어쩜 그렇게 꿋꿋하게 잘 살아서 여전히 멋있는 삶을 살고 있는지. 창업 동아리하면서 만난 20대 후반 오빠들은 이 불안한 시기를 어떻게 그렇게 또 잘 치열하게 살아냈는지..

요새 내가 느끼는 나의 세상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하는게 많다. 내가 선택할 수록 더 그 쪽만 보여주는 이 세상이라 그런걸까. 괜히 10대 중반에 열광하던 팝송이나 가요 리스트가 뜨고, 바람에 실려오는 추억은 가깝게는 2~3년 전에서 멀게는 10년전 기억까지 울렁거리며 온다. 그때의 내가 어땠는지, 그때의 내가 지금 쯤을 그렸던 나는 어땠는지가 생각나고. 글쓰기 모임에서 울림이 있었던 “그때의 서툴었던 나의 모습을 기억하는 당신들”에 대한 생각도 들고. 내가 잠시 멈추더라도 다가오는걸 멈추지 않는 5년, 10년 뒤의 나의 모습도 생각하고.

내가 살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다시 말하지만 나는 욕심이 많다. 그래서 유난히 내가 갖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한 궁금증도 크고 갖고 싶다. 그래서 요새는 내 뾰족한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금씩 정면돌파도 하고 있는데 어떤 포인트에서 게을러지는건 어떻게 다잡을지 고민이다. 내게 맞는 옷이 아닌가란 생각을 하기보다 장렬한 정면돌파에 힘을 더 실을 수 있는 마음을 되새기려고 노력한다. 정면돌파 중에 생각보다 어려운게 코딩테스트인데… 어떻게던 뿌셔서! 자존심도 좀 펴야지!

요즘은 자연어처리가 재미있다. 업계에 있는 사람은 자연어 처리로 비즈니스 창출할 수 있는게 많지 않다지만 내가 좋아하는 한글을 이용해 기여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고.. 한국어 자연어 expert + 외국어 expert 간 지 난 ㄷr. 해야되는거라 하는 거긴 하지만 크레이지아케이드 이후로 밤새면서 열중해서 뭔가 계속하게 되는 마음은 오랜만인 것 같다. 그래서 잘하고 싶고, 그 속에서 내가 유난히 더 잘할 수 있는 걸 꼭 찾고 싶고 잘 하고 싶다. 서툴었던 때보단 충분히 강해진 소여니지만(하하) 나도, 그리고 내가 애정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흔들림이 보이는 나에 대한 걱정보다는 한발 한발 성큼 나가는 나에 대한 응원이 더 큰 세상으로 얼~른 사랑하는 나를 넣어줘야지.

마침 관심있던 continual learning과 자연어처리 쪽 논문이 lg ai research에 나왔던데 얼른 읽고 리뷰해~야~지~ 률류